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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6 [중편] daddy? daddy?! daddy!! -02- 2
  2. 2011.11.21 [중편] daddy? daddy?! daddy!! -01- 6




처음 아자젤은 심플하게 생각했었다.
거 평범한 친구라기엔 뭔가 분위기가 야시꼴랑축축뜨끈하기는 했어도 쩌적 소리 제대로 나게 갈라선 둘이니만큼 앞으로 얼굴 볼 일이 얼마나 되겠으며 본다한들 뭐 신통한 액션과 리액션이 있겠는가, 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그야말로 속편하고 가소로운 전망이었음을 딱 석 달만에 온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처음 매그니토가 아자젤에게 '극히 사적인 용무라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지만'...이라 운을 뗀 뒤에 웨스트체스터에 두고 온 개인물품을 가지러 가야겠다며 손을 내밀었을 때만 해도 이 텔레포터는 흔쾌히 새 보스의 편의를 봐주었고 그외 미심쩍음이라든가 찝찝함 따윈 없었다. 원체 이리저리 꼬치꼬치 따지고 꼬고 비트는 발상과 인연없는 성격 탓이기도 했다. 허나 그 '방문'이 약 3개월에 걸쳐 십여 회를 웃도는 빈도수를 자랑하는데 이르자 어지간한 아자젤도 두고온 물품이 슈트케이스 하나가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 통째로 하나 아니냐고 투덜거리게 된다. 그것도 혼잣말 같은 게 아니라,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은 엠마, 립타이드, 엔젤 앞에서 말이다. 참고로 미스틱은 에릭에 묻어서 웨스트체스터로 출타 중이었다. 그녀야말로 그 저택에 두고 온 각종 물품이 컨테이너 박스 하나로 모자라는 '그' 레이븐인지라.

"컨테이너 박스가 아니지, 아자젤."

이마에 川을 새기고 있는 셋과 달리 무심한 듯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손톱을 다듬던 엠마가 조용히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침착한 표정이지만 화이트퀸의 손끝은 군데군데 미세하게 일어나고 갈라진 큐티클로 평소의 완벽한 모양새를 잃고 있었으며 고로 그녀도 슬그머니 빡친 상태였다. 아, 여기서 더 잘라내면 피를 볼지도.....엠마는 아쉬워하며 손톱니퍼를 거두고 속으로 뇌까렸다. 이게 다 스트레스 탓이지. 망할 ㅎㅁ들 같으니.

"친애하는 매그니토, 우리의 에릭 랜셔 씨가 웨스트체스터에 떨궈놓은 유실물이란 바로 찰스 자비에라 봐야할걸."

그러자 냉큼 엔젤이 거들었다.

"그가 그집에 있는 한 이 웃기지도 않은 소동도 계속 될거야. 아자젤은 셔틀을 면할 수 없을테고, 립타이드는 스타일리쉬함을 결국 포기해야 할거고 -매그니토는 가끔 아주, 아주, 아아아주 고까운 시선으로 립타이드의 완벽한 쓰리피스를 아래 위로 훑어보곤 했다. 저 죽여주는 헬멧에 맞춰 제작한 자기 망토를 애증을 담아 만지작거리며 말이다- 나는 환장할 것 같은 -갓뎀!! 그 클럽에서 그들 사이를 눈치채는게 아니었는데!!- 그의 부부 관계 회복 상담인지 홀애비 넋두리 받아주기인지를 해야할테고, 엠마는, 오 맙소사.... "
"엔젤, 호들갑이 심하구나. 난 자기 능력을 백 퍼센트 제어할 수 있는 텔레파시스트야. 더우기 매그니토는 고맙게도 하루의 대부분을 헬멧과 함께 하지." 
"그런것치고는 지난 번의 네 히스테리컬한 절규가 참 인상적이었거든?"
".....그래, 문제는 저 독한 매그니토도 샤워할 때만은 헬멧을 벗어야 한다는 거야."
용케도 그의 생활리듬을 파악해 헬멧의 가호가 없어질 시간대마다 미련없이 외출을 하거나 외출을 한다거나 외출을 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해온 엠마였다. 허나 지난 주의 그녀는 그닥 운이 좋지 못했다. 






-우와 뻔뻔하게 짧다!! 동네사람들 제가 해냈어요!!!.....네. 손들고 있겠사와.....돌 던지시면 달게 맞겠습니다... 주말저녁엔 좀 더 쓸 수 있을라나요.
밀린 덧글도 그때를 기약합니다ㅠㅠ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아주 짧게짧게, 대신 되도록 자주 쓸....예정인 뻘글.






인생행로 곳곳에서 넘치게 사연 많은 남자 에릭 매그너스 랜셔가 그럼에도 가슴 속 깊이 약 1밀리그램 정도 남겨둔, 세파에 찌들지 않은 소녀심이 마이애미 바닷속에서 속삭였었다.
어머 바로 이 남자야!
그리고 CIA 앞마당에서 오만 건방을 떨며 에브리띵을 외치는 남자를 앞에 두고도 속삭였었다.
아 놔 이 남자 맞다니까?
리쿠르팅을 빙자한 순회 데이트를 즐기며 링컨 할아버지 발치에 앉았을 때도 따발총마냥 속삭였었지.
시발 이 남자라니까!!
돈발라 신공을 온 덩치로 구사하는 듯한 그의 저택에서 트레이닝을 빙자한 허니문을 누리던 시절엔 속삭임을 넘어서 날마다 외쳐대곤 했다.
무조건 잡아. 아니면 물기라도 해. 이 남자 놓치면 니 인생에 볕들 날도 없어...!
심지어, 그 운명의 날 모래사장에 처박힌 그를 무릎에 올려놓았을 때조차 에릭 안의 작은 소녀심은 필사적으로 절규했었다.
야이 미친노마 굴러온 복덩이를 개발살내도 정도가 있지 당장 그 헬멧 벗어던지고 싹싹 빌어! 지금 자존심이 문제냐? 너 그 깡통이랑 같이 쫓겨난다고! 사내놈들이 애비 편 들어줄 거 같냐? 꿈 깨! 딸뇬이 널 환갑회갑까지 챙겨줄거 같냐? 시발 챙겨준다치자, 퍽도 폼나겠다? 죽으나사나 마누라 밖에 없는 거다 아오 왜 그걸 몰라아아아ㅏㅏㅏㅏㅏ!!!
....소녀심의 제법 걸진 말투는 알아서 필터링하자. 세계대공황 시기에 태어나 세계대전 시대에 소년기를 보내고 냉전시대에 청년기를 보내는 남자의 쥐뿔 1밀리그램 짜리 소녀심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창창대로 거침없이 청춘을 달려온, 키만 빼고 스펙 쥑이는 남자 찰스 프랜시스 자비에가 1밀리그램은 커녕 닥닥 긁고 긁어 0.001나노그램 정도 남겨놓은 가슴 속 소녀심이 마이애미 바닷속에서 속삭였었다.
우왕ㅋ굳ㅋ 심봤네여
....나노그램 단위도 모자라 발랑 까진 소녀심이다만 이해하자. 엄마아빠저는진짜황새가물어왔나염?...따위를 물어볼 나이에 카마수트라의 오의를 고찰하는 인간들 머릿속을 드나들던 찰스의 소녀심에게 대체 뭘 기대하는 건가.
홀홀단신 원쑤의 각을 뜨러 CIA를 나서는 남자의 손나 잘 빠진 뒷태를 보면서도 속삭였었다.
마른 장작이 잘 탄다지?
다음날 아침, 근사한 의상센스와 빛나는 미모를 자랑하며 둘만의 데이트를 제안하는 남자에겐 그냥 슬슬 녹아버렸었다.
남사스럽지만 이 남자가 내 남자 맞나봐염
러시아에서 본드 뺨치는 액션활극을 찍는 남자 꽁무니를 쫓아가면서는 거의 운명적으로 속삭였었지.
내님의 뒷수습 내가 아니면 누가 하리요 어쩐지 이 패턴이 늙어 꼬부라질 때까지 갈 것도 같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ㅋ
심지어, 그 운명의 날 마빡을 뚫리고 소송도 걸어볼만한 DV의 작렬에, 거 되도 않게 버버벅거리며 사태 수습해보려는 아이원츄바이마이사이드 발언에조차 소녀심은 저항을 멈추지않고 절규했었다.
아 좋대잖아! 못 이긴 척 하고 받아줘!! 시발 니가 어디가서 또 저런 월척을 낚을거 같니? 잊을 수는 있을 거 같냐?? 벌써 네 번이나 잔 주제에!! 그때마다 손나 뿅가죽은게 누군데 참을 수 있을거 같냐아아아ㅏㅏㅏㅏ!!!

하지만 우리는 안다. 에릭의 일단 뻗대보는 외고집과 찰스의 꼰대본능은 밀리그램과 나노그램 단위의 소녀심 따위가 막기엔 너무나나나나나 그레이트하고 엑설런트하며 시발 똥같고 조가튼 그 무엇임을.
그래서 그들은 익히 아는대로 이혼을 감행하고 말았다. 이 뻘하고 막가는 팬월드에서조차도. 단, 서로에 대한 소녀심 어린 미련을 한 가득 매달고서 말이다. 이것이 원작 필름과 뭐가 다른가 묻는 태클은 사양하겠다.
....쓰는 놈이 제일 잘 안다.






투 비 컨티뉴...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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