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 이런 거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뻘글입니다. 매그니토를 갖고 개그를 했습니다. 설정 당위성이고 뭐고 없습니다. 트위터에 올렸던 뻘소리인데 이런 거 써도 되나요ㅠㅠ
글을 쓰라고 적절한 시기에 발차기를 날려주신 글래스워커 님께 바칩니다. 그리고 연구소분들을 응원합니다! 늘 잘 보고 있었습니다, 쓰지는 못 해도 즐겁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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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토는 절망했다.
분명, 철강산업으로 뭘 좀 해 보겠다며 무조건 까면 된다고 우겨대던 이 동양의 작은 나라와 거래를 한 후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동안 자신도 많이 늙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이 나라가 많이 변하기는 했을 거다. 게다가 이 나라는 도대체 왜 그런지, 뭐든지 금방금방 바뀌는 것 같았다. 교통카드 시스템이라니, 10년 전에 왔을 때는 생각도 못했던 거라서 놀랐다. 아침에 미스틱이 준비해 준 차를 물리고 버스를 타고 싶다고 했더니 카드를 주지 뭔가. 뭐냐니 교통카드라더라. 그런 걸 써 본 적 없어서 잠시 잊고 있었다. 그래서 절망했다. 아침에 호텔방 열쇠가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힘을 좀 쓰다가 깨달은 점도 있다. 아날로그식 열쇠가 아니고 카드키였다는 걸. 덕분에 시간을 한참 잡아먹었지 뭔가. 매그니토는 혀를 찼다. 도대체 호텔에 카드키가 왜 필요한가. 보안은 아날로그 열쇠가 최고인 것을. 혼자 괜히 궁시렁거리고 투덜대며 버스를 기다렸다. 혼자 가야 하는 데고, 보안이라기보단...조금, 그냥 그랬다.
아무튼 그래서 잊고 있었는데 버스에서 교통카드를 대니 잔액이 부족합니다 데헷, 같은 헛소리가 기계에서 새어나오는 거다. 이런 카드는 자기를 만나면 망가지는 거였지. 황당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는 버스기사에게 웃어주며 매그니토는 이를 갈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주머니에 미스틱이 준 USB가 들어있다는 것을 버스에서 내려 들어간 PC방에서 발견하고, 매그니토는 '딥빡침'이라는 한국어 속어가 의미하는 바를 온 몸으로 깨우쳤다. 읽히지를 않는다. 중요한 데이터였는데! 모니터 앞에서 OTL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의 등 뒤에서 초딩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헐 저 양키 털렸음?”
“ㅇㅇ”
“존나 웃긴다ㅋㅋㅋㅋ”
“야 이쪽 보고 야린다”
“쳐다보면 어쩔 건데, 양키 주제에. 한국 말은 할 줄 아냐?”
“양키 고 홈ㅋㅋㅋㅋ”
비극은, 매그니토가 한국어는 몰라도 이게 무슨 뜻인지는 다 이해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이 초딩들이 운동장에서 공이나 찰 것이지. 매그니토는 이를 갈다, 무언가를 생각한 듯 조금 개운해진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하던 게임이 안 된다고 징징 우는 초딩들의 새된 목소리를 브금삼아 행복한 얼굴로 PC방을 나오던 매그니토는 USB를 보며 인상을 썼다 이래서 아날로그가 최고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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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이 준 USB안에는 그녀가 최선을 다해 스캔한 어린 시절 찰스의 사진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뽀샵 잘 하는 애들이 많으니 깨진 흑백사진 정도야 복구해줄 거라는 의미없는 말을 하며 건네준 USB를 처음에는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럼 삭제하고 말지 뭐 하며 투덜대는 미스틱에게 매그니토는 황급히 손을 내밀었다. 아니 버릴 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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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USB였는데. 데이터는 남아있을까? 돌아가서 미스틱에게 뭐라고 변명한담. 매그니토는 한 번 더 한숨을 쉬었다. 옛날엔 이런 거 없어도 잘 살았다고!
첫 글이 이런 거라 죄송합니다. 다음엔 좀 멀쩡한 거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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